습진 —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한다면, 체내 환경에서 그 답을 찾습니다

습진이라는 이름은 하나지만 바탕은 제각각입니다. 접촉 자극, 곰팡이, 세균 감염, 면역 저하가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연고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따갑다는 건 보통 둘 중 하나입니다. 피부 장벽이 망가져 있든지, 피부의 온도 조절 능력이 떨어졌든지. 그리고 긁어서 뜨거워지는 것이지, 긁기도 전에 늘 화끈거리는 건 아닙니다.

염증이 왜 올라오는지 정확히 모를 때가 많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저는 피부를 가라앉히는 데 집중하고, 그 사람의 체내 환경에서 반복의 이유를 찾습니다.

습진으로 오시는 분들은 대개 연고를 바르면 가라앉고 끊으면 다시 올라오기를 몇 년째 반복한 분들입니다. 이 글은 습진에 연고를 발라도 왜 안 낫는지, 습진이라는 이름 아래 어떤 것들이 섞여 있는지, 그리고 제가 어떻게 보고 무엇을 먼저 바꾸라고 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습진이라는 이름은 하나지만 바탕은 제각각입니다. 바지 고무줄이나 옷깃처럼 닿는 것에 자극받아 그 라인을 따라 올라오는 경우, 곰팡이(진균)가 원인인데 습진으로 알고 스테로이드를 바르는 경우, 긁어서 세균 감염이 겹친 경우, 면역이 떨어져 모낭염에서 습진으로 넘어간 경우. 같은 "습진"이라도 먼저 다뤄야 할 것이 다릅니다.

습진은 가장 흔한 피부질환이기도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으로 2019년 한 해 1,458만 명(건강보험 적용대상자의 28.4%)이 피부질환으로 진료받았고, 그중 접촉피부염이 618만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1] 질병관리청은 습진을 “피부에 염증이 생겨 가려움·홍반·진물·부종을 일으키고 만성화되면 피부가 두꺼워질 수 있는 질환”으로 정의하며, 접촉피부염·아토피·지루피부염·화폐상습진·건조습진을 여기에 포함합니다.[2]

1. 습진에 연고를 발라도 왜 안 낫나요?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빠르게 눌러 줍니다. 가려움과 붉기는 줄지만, 바탕에 곰팡이 감염이 있으면 면역이 눌리는 동안 균이 옆으로 번집니다. 그럼 나쁜 약이냐 하면 절대 아닙니다. 급한 염증에는 필요한 약입니다. 문제는 무엇에 바르고 있는지 모른 채 오래 바를 때입니다.

그래서 연고를 더 바르기 전에 곰팡이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경계가 또렷하고, 바를수록 모양이 이상해지고, 땀이 나거나 더워지면 나빠진다면 백선을 의심합니다. 끊을 때도 한 번에 끊지 말고 간격을 벌려 가며 줄이세요. 방법은 스테로이드 리바운드 편에서 다룹니다.

곰팡이를 습진으로 오인해 스테로이드를 바르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국내 25개 병원이 9년간 모은 ‘스테로이드로 모양이 바뀐 백선(잠복성 진균증)’ 환자 283명 가운데 59.3%는 피부과 이외에서 치료받거나 스스로 연고를 바른 뒤 온 경우였고, 가장 흔한 겉모습이 습진이었습니다.[3] 스테로이드가 면역을 눌러 곰팡이 감염을 가리고 키운다는 기전도 정리되어 있습니다.[4]

자가 점검 — 내 습진은 어떤 바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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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인 줄 알았는데 곰팡이였던 사람들

국내 25개 병원이 9년간 모은 ‘스테로이드로 모양이 바뀐 백선’ 환자 283명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 가장 흔한 겉모습습진이었습니다
  • 스테로이드가 하는 일면역을 눌러 곰팡이 감염을 가리고 키웁니다
  • 의심할 신호경계가 또렷하고, 연고를 바를수록 번집니다

“습진인데 그 원인이 뭔지가 가장 중요한 거죠.” 원인을 가리는 것이 치료의 시작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료 · Kim WJ, Kim TW, Mun JH, et al. Tinea incognito in Korea and its risk factors: nine-year multicenter survey. J Korean Med Sci. 2013;28(1):145-151

2. 내 습진은 어떤 종류인가요?

결절성양진·화폐상습진·난치성습진·체부백선 네 가지가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보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습진 4가지 양상

습진이라는 이름은 하나지만 바탕은 제각각입니다. 원인이 다르면 치료도 달라야 합니다.

양상 알아보는 단서 바탕에 있는 것 먼저 해야 할 것
①결절성양진 긁으면 딱딱한 결절이 생기고, 딱지가 앉으면 폭발적으로 가렵습니다. 접히는 부위가 아니라 등·엉덩이·팔다리 바깥쪽 가려움과 긁음의 악순환. 연구에서 절반 가까이가 불안·우울을 함께 보고합니다 가려움-긁음의 고리를 끊는 것과 컨디션 회복
②화폐상습진 동전처럼 동그란 진물 병변. 항생제 연고를 발라도 멎지 않습니다 염증 위에 세균(황색포도상구균)이 덮이고 기저에 진균이 깔린 다층 구조 층을 나눠 보기. 한 층만 다루면 잡히지 않습니다
③ 가장 흔함난치성습진 겉은 습진처럼 보이는데 몇 년째 그대로입니다 진균과 면역 저하가 함께. 균이 많은 실증과 면역이 적은 허증으로 나눕니다 실증·허증 구분. 겨울에 더 심해지면 허증 쪽을 봅니다
④ 감별의 핵심체부백선증 경계가 또렷한 홍반·각질·가려움. 땀날 때, 밤에, 4~5월 더워지며 악화 습진이 아니라 진균 감염입니다. 국내 분석에서 45.3%가 여름에 진단되었습니다 감별이 먼저.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오히려 더 번집니다

①~④는 서로 겹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마다 진단이 다른 이유이자, 한 가지 진단으로 잡히지 않는 이유입니다.

① 결절성양진 — 긁어서 생기는 단단한 결절

극심하게 가렵고, 긁으면 딱딱한 결절이 생기며, 그 결절이 또 가려워 다시 긁는 악순환입니다. 오돌토돌하게 시작해 딱지가 앉고 단단해집니다. 이 유형은 가려움과 긁음의 고리를 끊는 것이 치료의 절반입니다. 손톱으로 뜯는 분은 어떤 치료를 해도 낫기 어렵습니다.

② 화폐상습진 — 동전 모양 + 세균·진균 복합

동전처럼 동그란 진물성 병변이 특징이고,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이 진물 위에 자리 잡아 염증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7] 저도 발에 생겨 진물로 고생했던 질환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화폐상습진 편에서 다룹니다.

③ 난치성습진 — 백선·진균·면역저하 복합형

겉은 습진처럼 보이지만 바탕에 곰팡이와 면역 저하가 깔려 있는 유형입니다. 곰팡이가 많은 상태인지, 면역이 떨어진 상태인지, 둘 다인지에 따라 먼저 다룰 것이 달라집니다. 뭔가 염증 반응이나 몸에 안 좋은 항원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긴 한데, 그게 뭔지 정확히 모를 때가 많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피부를 가라앉히는 데 집중합니다.

④ 체부백선증 — 습진으로 오인하는 진균 감염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감별 포인트입니다. 경계가 또렷한 홍반·각질·가려움이 있는데, 습진으로 오인해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더 번집니다. 땀이 날 때, 밤에, 4~5월 더워지면서 악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 체부백선 환자 10년 분석에서도 45.3%가 여름에 진단되었습니다.[8] 자세한 내용은 별도 클러스터에서 다룹니다.

3. 제가 습진을 보는 관점

초진에서는 피부 병변을 살피는 것과 같은 무게로 묻는 것들이 있습니다. 언제 가려운지, 열감이 있는지, 속이 쓰린지, 대변이 무른지, 잠은 몇 시에 들고 중간에 깨는지, 손발이 차거나 땀이 많은지, 커피와 술은 얼마나 하는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습진은 피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체내 환경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외치(침·약침·광선)와 몸 안쪽 환경을 바꾸는 한약을 같이 갑니다. 치료를 잠시 중단해 보고 더 올라오거나 문제가 생기면 2~3주 뒤라도 다시 오시면 됩니다.

회복의 신호는 이렇게 읽습니다. 가장자리가 넓어지는 것보다 가운데가 먼저 가라앉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뭇하게 두꺼워진 피부의 각질이 떨어지면서 매끈해지고, 소독약을 뿌려도 따갑지 않게 되면 장벽이 회복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집이 잡히면 터뜨리지 말고 두세요. 알아서 딱지로 변합니다.

4. 집에서는 뭘 조심해야 하나요?

통풍과 건조 — 젖으면 무조건 나빠진다

곰팡이는 덥고 습하고 통풍이 안 되는 곳에서 자랍니다. 샤워 후 완전히 말린 뒤 옷을 입고, 땀을 흘리면 바로 씻으세요. 때는 밀지 말고, 샤워 타월 대신 손으로 씻으세요. 피부 장벽이 벗겨지면 감염 양상이 더 심해집니다.

긁지 않기

긁으면 옆으로 번지고 손에 묻은 균이 다른 부위로 옮겨갑니다. 그리고 긁어서 뜨거워지는 것이지, 긁기 전에 늘 화끈거리는 게 아닙니다. 각질이 올라오면 벗기거나 문지르지 말고 로션이든 크림이든 발라서 눌러 주세요. 옷이 닿아 올라오는 습진이라면 공식은 하나입니다. 거기 안 닿기만 하면 된다. 헐렁하게 입고 조이지 마세요.

술·기름진 음식 줄이기

술은 염증 반응을 키우기 때문에 안 마실수록 좋습니다. 밀가루와 설탕처럼 혈당을 급하게 올리는 음식과 튀긴 음식도 줄입니다. 고기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조리법이 문제라서, 굽거나 삶은 고기는 괜찮습니다. 피부 질환이 있는데 설사를 자주 한다면 그것부터 잡습니다.

햇빛과 땀

땀 흘리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흘리고 나서 바로 씻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운동하고 체온이 오르면 염증이 세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순환이 좋아져 도움이 됩니다. 둘 다 맞는 말이라 시기에 따라 다르게 권합니다. 끝나면 바로 씻고 말리세요.

5. 습진 한의원 자주 묻는 질문

Q습진 연고(스테로이드)를 계속 발라도 되나요?

바탕에 곰팡이나 세균 감염이 있으면 스테로이드가 오히려 번지게 합니다. 연고가 나쁜 게 아니라 무엇에 바르고 있는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Q몇 년째 같은 자리에 습진이 반복돼요. 왜 안 낫나요?

표면의 염증만 가라앉히고 그 염증이 올라오는 이유를 놓치면 반복됩니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한다면 피부가 아니라 체내 환경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Q병원마다 진단이 달라요(습진, 아토피, 곰팡이). 뭐가 맞나요?

여러 원인이 겹친 복합형이 많아 한 가지 진단으로 안 잡힙니다. 실제로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 스테로이드로 모양이 바뀐 백선 환자의 59.3%가 잘못된 치료를 거친 뒤 왔습니다.[3] 전체 부위와 경과, 약물 이력을 함께 봐야 합니다.

Q가렵다고 긁으면 정말 더 나빠지나요?

긁으면 옆으로 번지고 손의 균이 다른 곳으로 옮겨갑니다. 결절성양진은 긁을수록 결절이 단단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Q습진에 좋은 음식·생활이 있나요?

통풍·건조 유지, 술·기름진 음식 줄이기, 햇빛·땀내기가 도움이 됩니다. 단 땀에 젖은 상태를 방치하지 않아야 합니다.

Q습진인 줄 알았는데 곰팡이일 수도 있나요?

있습니다. 국내 25개 병원 연구에서 스테로이드로 모양이 바뀐 백선 환자 283명 중 59.3%가 잘못된 치료를 거친 뒤 왔고, 가장 흔한 겉모습이 습진이었습니다.[3] 경계가 또렷하고 연고를 바를수록 번진다면 곰팡이를 먼저 의심합니다.

Q결절성양진은 스트레스 때문인가요?

관련이 깊습니다. 연구에서 결절성양진 환자의 절반 가까이에서 불안·우울 등이 함께 보고됩니다.[5] 다만 원인이 하나로 정해진 병은 아니어서, 저희는 가려움-긁음의 고리를 끊는 것과 컨디션 회복을 함께 봅니다.

Q손에만 물집이 잡히는데 한포진인가요?

물집이 생길 때는 한포진인 경우도 있고 무좀인 경우도 있습니다. 손바닥은 땀샘이 많아 조직이 잘 부풀어 오르는 부위입니다. 병력과 증상을 함께 보고 가려야 합니다.

Q가족에게 옮나요?

한포진은 가족에게 옮지 않습니다. 다만 면역력이 떨어져 생긴 손의 백선(무좀)은 가족에게 옮을 수 있습니다.

Q항생제 연고는 계속 발라도 되나요?

항생제 연고도 결국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장기간 바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노란 진물처럼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6. 비슷한 듯 다른 질환 — 습진 한의원 감별 포인트

  • 체부백선증 — 경계 또렷한 진균 감염, 스테로이드 오남용 주의
  • 아토피 — 접히는 부위, 만성, 어릴 때부터
  • 건선 — 은백색 각질, 경계 또렷
  • 지루피부염 — 피지 많은 부위, 기름진 각질

7. 습진 한의원 진료·상담 안내

습진 진료는 바탕을 가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연고로 안 잡히신 분, 진단이 병원마다 다른 분, 몇 년째 반복되는 분께 맞는 방향부터 확인합니다. 생기한의원 대전점은 대전시청역 인근에 있으며, 대전 서구·유성구·중구를 비롯해 세종·충청권에서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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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도자료 「여름 휴가철, 발병률 높은 눈·피부질환 주의하세요」(2020-08-05) — 2019년 피부질환 진료 1,458만 명, 접촉피부염 618만 명, 두드러기 253만 명. hira.or.kr
  2.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습진」 health.kdca.go.kr
  3. Kim WJ, Kim TW, Mun JH, et al. Tinea incognito in Korea and its risk factors: nine-year multicenter survey. J Korean Med Sci. 2013;28(1):145-151. doi:10.3346/jkms.2013.28.1.145
  4. Zacharopoulou A, et al. Tinea incognito: challenges in diagnosis and management. J Clin Med. 2024;13(11):3267. PMC11172699
  5. Han J, Palomino A, Estupinan B, Wozniak A, Swan J. Psychiatric comorbidity in prurigo nodularis and the impact of socioeconomic status. J Clin Aesthet Dermatol. 2021;15(6):53-58 (정신건강 동반질환 44.1%) · Dhawan SS, et al. Indian Dermatol Online J. 2018;9(5):318-321 (48%) PMC6137669
  6. Totté JEE, van der Feltz WT, Hennekam M, et al. Prevalence and odds of Staphylococcus aureus carriage in atopic dermat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 J Dermatol. 2016;175(4):687-695. PMID 26994362
  7. Kim WJ, Ko HC, Kim MB, et al. Features of Staphylococcus aureus colonization in patients with nummular eczema. Br J Dermatol. 2013;168(3):658-660. PMID 22630164
  8. 박영운, 조소연, 박현선, 윤현선. 최근 10년 간 체부백선의 임상적 고찰. 대한의진균학회지. 2012;17(3):167-182

본 페이지는 질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진단·치료는 내원 상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